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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기본] “바닥 치고 오를 힘 줬으니 좋은 엄마 돼야죠”(경향신문, 2018.12.30) 등록일 2019.01.15 10:54
글쓴이 장발장은행 조회 474
‘벌금 낼 수 있게 돕는’ 장발장은행 100번째 전액 상환자
300만원 대출 받아 벌금 내고 건강 회복해 이젠 새 삶 꿈꿔

“바닥 치고 오를 힘 줬으니 좋은 엄마 돼야죠”
“제가 애기 혼자 두고 죽으려고 약도 먹어봤어요. 장발장은행은 제가 완전히 바닥까지 내려갔을 때 도움을 준 분들이에요. 저에게 기회를 준 거잖아요. 저보다 더 절박하고 힘든 분들도 계신데 대출해준 게 감사해 꼭 돈을 갚고자 했어요.”

벌금을 내지 못해 감옥에 갈 수밖에 없는 현대판 ‘장발장’들이 있다. 현행법상 벌금형을 받은 자가 벌금을 내지 못하면 노역형에 처해진다. 돈이 없으면 몸으로 때워야 한다는 얘기다.

2015년 2월 설립된 장발장은행은 생활고와 가난 등으로 벌금을 낼 수 없는 사람들이 벌금을 낼 수 있도록 돈을 빌려준다. 무이자 무담보라 상환은 사실상 대출자의 양심에 맡긴다.

장발장은행에 100번째 전액 상환자가 나왔다. “죄송해요. 제가 (벌금형을 선고받을) 당시를 생각하면 눈물이 나서….” 100번째 상환자 ㄱ씨(35)는 지난 28일 경향신문과의 전화 인터뷰 도중 때때로 말을 잇지 못했다.

ㄱ씨는 2015년 6월 법원으로부터 벌금형 300만원을 선고받았다. 자동차 대출 사기를 당한 피해자였지만 대출금 1000만원을 갚지 못했기 때문이다. 대출사기로 인한 빚에 벌금까지 덮쳤다. 한부모가정으로 혼자 자녀를 키우는 ㄱ씨에게 1300만원이란 돈은 볼 수도, 만질 수도 없는 것이었다. 평소 앓던 간질 등 질환으로 입원해 일을 할 수도 없는 처지였다. ㄱ씨는 법원에 벌금 분납을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 법원은 몸을 아예 움직일 수 없는 게 아니라면 생활고를 이유로 벌금을 분납할 수 없다고 했다. ㄱ씨는 지난해 초 인터넷으로 벌금 납부 방법을 알아보다 장발장은행에 대한 기사를 접했다. 그해 4월쯤 장발장은행에 대출을 신청했다. 장발장은행 측은 ㄱ씨에게 대출 신청서를 통해 ‘대출금을 갚으면 어떻게 변할 것인지’를 물었다. ㄱ씨는 ‘다시 한번 내게 기회가 주어진다면 그때는 애기한테 잘하고 싶다’고 적었다. ㄱ씨는 “당시에 못난 엄마였다. 아빠도 없는데 애기를 두고 죽으려고 약도 먹었으니 미안했다”고 회상했다.

ㄱ씨는 장발장은행에서 받은 대출금으로 벌금을 냈다. 건강을 회복한 뒤 편의점, 치킨집 아르바이트에 나섰다. 월급은 80만원 수준이었지만 대출 상환을 최우선 목표로 뒀다. 매달 25만원씩 장발장은행에 상환했다. 월세 30만원까지 내면 자녀 부양비, 생활비로 남는 돈이 없었다. 하지만 ㄱ씨는 자신의 삶을 재기하게 해준 장발장은행이 고마워 상환을 빨리 하고 싶었다. 이달 300만원을 모두 갚았다. ㄱ씨는 현재 택배회사 사무직으로 일하며 더 안정적인 삶을 찾았다. “제가 근무를 토요일까지 해서 일요일밖에 시간이 없어요. 인터뷰도 전화로밖에 못하는 이유예요. 시간에 쫓기는 직업이라 아침 8시에 출근해 밤 12시에 퇴근할 때가 많아요. 그래도 지금은 행복해요.”


ㄱ씨와 같은 현대판 장발장들이 한 해에 약 4만명 되는 것으로 인권연대는 추산한다. ㄱ씨는 벌금을 내지 못해 어려운 처지에 놓인 다른 사람들에게도 이런 도움의 기회가 주어지기를 바란다. “그전엔 몰랐는데 사람이 바닥까지 내려가게 되는 상황이 오더라고요. 그래도 기회는 있으니까 끈을 놓지 말라고 전해주고 싶어요.”